성공을 가르치는 책은 믿지 않는다 (50화)

그 무렵 서점에 가면 성공담이나 재테크 책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예전엔 나도 그런 책을 사서 읽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책들을 믿지 않게 됐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진짜 부자라면 자기만 아는 방법을 굳이 책으로 써서 세상에 공개할 이유가 없었다. 그 방법이 통하는 거라면 혼자 간직하는 게 맞았다. 책을 써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그 “방법”으로 부자가 된 게 아니라, 그 방법을 ‘파는 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었다. 부자들의 습관이라고 소개되는 것들도 다 저자가 지어낸 이야기에 가까웠다. 정작 부자였던 적 없는 사람이 쓴 다시 검증될 수 없는 방법이었다.

영원한 부자도, 영원한 빈자도 없었다. 투자 시기를 잘 만났거나, 운 좋게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게 전부일 때가 많았다. 그걸 노력과 습관의 결과라고 포장하는 책들이 너무 많았다.

빚에 대해서도 생각이 정리됐다. 빚을 갚으려면 돈을 벌 능력이 있고 실제로 벌고 있어야 하거나, 누군가 대신 갚아주거나, 아니면 갚을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야 했다. 그 셋 중 하나도 없으면 갚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그건 도덕적으로 모자란 게 아니라, 그냥 그런 경제적 상황일 뿐이었다. 빚을 못 갚는 걸 인격의 문제로 몰아가는 시선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 시선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책에서 얻은 지식은 어디까지나 엑세서리에 가까웠다. 몸으로 겪어서 경험으로 체득한 것만이 진짜 쓸모 있는 지식이었다. 노가다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것, 원룸에서 혼자 살림을 꾸리며 터득한 것들이, 책에서 나열한 어떤 성공 비법들 보다 나한테는 더 실질적이었다.

그 뒤로 서점에서 성공담, 재테크 책을 봐도 예전처럼 끌리지 않았다. 그 책을 쓴 사람이 지금 정말 그렇게 사는지, 그 방법이 나한테도 똑같이 통할지는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았다.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내가 직접 겪어본 것들뿐이었다.

(다음 화, “끝까지 살아낸 것이 성공이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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