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살아낸 것이 성공이다 (51화, 마지막 화)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 전 일이다. 그때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전부였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끝까지 살아낸 것 자체가 성공한 인생이라는 것.

삶에 “좋은 결말”이 있어야만 가치 있는 건 아니었다. 초년이 좋았다면 말년이 힘들어도 평균을 내면 그런대로 괜찮은 삶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결말 부분으로 삶을 평가하면 “이번 생은 망했다”는 말이 자꾸 나오지만, 평균으로 보면 완전히 망한 삶이라는 것도 없었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 그걸로 끝이고, 그 끝에는 되돌림 버튼이 없었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걸어온 길 자체가 전부였다.

이혼하고, 빚을 지고, 직장을 잃고, 혼자가 됐던 그 시절. 돌이켜보면 그 10년은 내가 선택해서 걸어온 길이었다. 투자에서 돈을 잃고, 카드빚이 집을 담보로 잡은 빚으로 번지고, 결혼 생활이 서로의 잘못으로 끝나고,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고 보고 싶은 마음을 안고 살아온 시간이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나 자신을 탓하기만 할 수도 없었다. 그냥 내가 선택한 길을 내가 걸어간 것뿐이었다.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노가다를 다니고, 돼지 뒷다리살을 삶아 먹고, 통장을 지키려 법원에 서류를 내고, 가족 경조사를 잊고, 관계망을 하나씩 내려놓고, 섬이 되기로 했던 그 모든 날들. 지금 와서 보면 그 하나하나가 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성공담이라고 포장할 생각이 없었기에 결말도 고진감래의 반전도 제대로 없었고, 유종의 미 라는 성공담도 아니었다. 그저 그 10년을 끝까지 살아냈다는 것, 그거면 됐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이제 다 자랐다. 가끔 연락이 오고, 가끔은 내가 먼저 안부를 묻기도 한다.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스로 숨이 끊어내지 않았고 숨쉬는 상태로 여기까지 왔다. 버텨냈다는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10년을 성공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빚의 굴레에서 지금 내가 겪었든 비슷한 시절을 지나고 있다면, 이 말을 전하고 싶다. 결말이 당장 좋게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 하루를 넘기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끝까지 살아낸 인생은, 그 자체로 값지다.

— 이것으로 「나의 채무 이야기」 전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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