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는 데도 나름의 규칙이 생겼다. 제일 중요한 건 할인하는 것만 산다는 거였다. 정가에 뭘 산다는 건 상상도 안 했다. 마트 마감 시간쯤 가면 할인 스티커가 붙은 것들이 꽤 많았다.
재료를 쌓아두지도 않았다. 원룸 냉장고가 작아서 일주일 치 이상은 애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과일이나 채소도 제철이 아니면 손대지 않았다. 수박이 제철이 아닐 땐 2만, 3만 원씩 하다가도 7, 8월 제철이 되면 3천 원, 5천 원이면 살 수 있었다. 제철을 기다리는 것도 돈을 아끼는 방법이었다.
생선은 손이 많이 가서 생물로는 사지 않았다. 손질하고 요리 한답시고 굽게되면 냄새도 남고 설거지도 늘었다. 그 대신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을 사 뒀다. 가끔은 참치나 연어 통조림도 괜찮았다. 뚜껑만 따면 다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으니 번거로움이 없었다.
소고기나 삼겹살은 아예 쳐다보지 않았다. 대신 뒷고기를 찾아다녔다. 정육점에서 손질하다 남는 부산물인데, 뒷다리살이랑 가격이 비슷하면서도 가끔은 더 맛있는 부위가 섞여 나왔다. 운이 좋으면 괜찮은 걸 건지는 재미도 있었다.
밤늦게 마트에 가면 할인하는 통큰치킨 같은 걸 건질 때도 있었다. 마감 전에 팔아야 하는 것들이라 떨이 상품이 되면 가격이 뚝 떨어졌다. 그런 날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이렇게 몇 가지 요령을 터득하면 절약하는 장보기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싼 걸 안 사는 게 아니라, 비싼 것과 눈을 맞추지 않는 거였다. 그게 돈을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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