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등을 바라보며 (15화)

등굣길, 그 작은 등

막내가 학교에 가는 아침마다, 나는 몇 번인가 멀찍이서 그 뒷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작은 등. 또래보다 유난히 말이 없어진 그 등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 한구석이 저릿했다. 내가 저 아이에게서 무엇을 빼앗아 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등굣길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말 대신 건넨 것

어느 겨울, 막내가 다니던 학원 앞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몇 마디를 건넸지만 대화는 금방 끊겼다. 대신 나는 가진 돈으로 따뜻한 어묵 국물 한 컵을 사서 건넸다. 아이는 말없이 받아 들고 호호 불며 마셨다. 그 짧은 순간, 아이의 눈이 잠깐 나를 향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눈빛 하나가 전하는 것이 있었다.

조용한 보살핌의 흔적

한번은 원룸에 들렀던 막내가, 내가 아는 척도 못 한 사이에 냉장고 안쪽에 음료수 몇 캔을 넣어두고 간 적이 있었다. 별다른 말도 없이, 그냥 두고 갔다. 나는 그것을 발견하고 한참을 가만히 서 있었다. 말로 꺼내지 못하는 마음이, 그렇게 조용한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등을 바라보는 아비의 마음

아들은 여전히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침묵이 꼭 단절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아이의 등을 바라보며, 나는 매일 다짐한다. 언젠가 저 아이가 뒤돌아설 때, 그 자리에 내가 여전히 서 있어야 한다고.

(다음 화, “그래도 오늘은 살아냈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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